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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장,책

[책] 조건이 붙은 엄마 사랑

by autumn7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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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상처받는 아이들 / 한 심리치료가의 고백 - 한영란
- 조건이 붙은 엄마 사랑... (p83-88)

"장난감 제자리에 갖다놓고 오면 엄마가 뽀뽀해 주지."
"너 밥 잘 먹으면 엄마가 새 옷 입혀 줄게."
이런 식으로 값이 매겨져 있는 엄마 사랑이 언제까지 효력이 있을까?

엄마 사랑에 일일이 가격표가 매겨져 있다 보면 아이의 자율성이 침해받을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아이에게 미치게 된다.
부모 사랑은 대가가 따르지 않는, 그러나 절제된 사랑이어야 한다.
자녀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면서도
자녀행동에 통제를 가해야 할 때는 조금 안쓰럽더라도 단호하게 제지하는 절제된 사랑을 해야 하고,
밖에서 상처를 입고 들어올 때는 따뜻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엄마 품을 만들어야 한다.

정신적 창고가 사랑으로 가득 찬 사람은 넉넉한 마음을 다른 이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
이런 부모에겐 자녀의 행동을 적절히 통제하고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구태여 대가를 요구할 필요가 없다. 엄마 사랑까지 팔아가며 아이의 행동을 통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부모에게서 사랑을 적게 받았다고 느끼는 엄마는 자기에 집중되어 있어 자식에게 줄 사랑이 항상 부족하다고 여긴다. 자기에게 집중되어 있는 엄마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아이의 행동에다 자기를 투사 (projection) 한다. '장난감을 치우면 뽀뽀해 주겠다'고 하는 말의 이면에는 행동을 고칠 아이의 능력을 엄마가 의심하고 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아이가 어떤 일도 스스로 할 수 없다고 여기는 이상, 아이의 자율성은 생길수 없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이의 행동을 못본 체하고 무시하는 것이 때로는 필요하다.
엄마의 사랑을 무기로 삼아 자식의 행동을 하나에서 열까지 간섭하는 보살핌보다는,
혹은 매사 꾸중하는 것보다는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사람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하던 짓도 멍석을 깔아주면 하기 싫어하는 성미가 있다.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장난감을 치우고 있는 아이에게 그 자리에서 당장 칭찬을 한다든지,
궁둥이를 토닥여주는 것은 오히려 아이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마음을 꺾어버린다는 것이다.
스스로 잘 하고 있 을 때는 그냥 옆에서 지켜만 봐주고 가만 내버려두는 것이 자식을 돕는 길이다.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이끌어내려 애쓰는 중에 누군가 가 껴드는 것은 간섭이요, 방해다.
그러나 장난감을 치우지 않고 방안을 어지럽히는 아이, 공부하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는 아들, 이런 자식들의 행동을 부모가 무시하고 그냥 봐 넘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칭찬하고 싶은 반대경우 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식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려면 먼저 부모가 '자기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아무나 부모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식을 교육한답시고 부모의 사랑까지 조건으로 내걸어서야 되겠는가.
부모들이여! 때로는 자식들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진정한 사랑 이라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

[Pixabay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41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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